기타/story / / 2023. 12. 9. 17:04

[서평]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 이다지

개요

테크 블로그에 또 왜 비(非)테크 글이냐 하겠지만 

모든 프로그래머가 하루종일 코딩만 하지는 않고

공유의 측면에서 서평은 어떤 게시판에서든지 환영받는 주제 아닌가 생각해본다.

 

저자 소개

이다지 쌤은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역사 분야 1타 강사다.

 

요즘 스타강사라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독한 노력으로 그 자리에 올라섰다.

그래서 대부분 수험생들을 가르칠 때 강의 중간중간에 '쓴소리'를 많이 한다. 자기처럼 독하게 노력하라는 내용의 쓴소리 영상들.

수험생들도 스스로 나태해진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일부러 쓴소리 영상을 찾곤 한다.

그러나 이다지 쌤은 다르다. 항상 수험생들을 응원해준다. 넌 할 수 있어, 자기 자신을 사랑해줘, 열심히 했으니 자기 자신을 믿어.

이런 식으로 단소리를 한다. 가장 인간적이다.

 

책 소개

이다지 쌤이 올해(2023년1월)에 책을 출판하였다.

책 제목은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이다. 너무 좋은 제목 아닌가?

표지를 넘기자마자 '세상의 모든 슬로우 스타터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사랑과 존경을 담아, 이다지'라고 씌여있다.

난 보통 서점에서 '자기개발' 분야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쳐다본다고 해도 '목차'부터 꼼꼼히 보지만

많은 의미가 있는 함축된, 마음에 와닿는 이 두 문장을 보자마자 바로 뒤도 안 돌아보고 구매했다.

(라고 쓰고 싶지만 솔직히는 팬이라서 바로 구매함)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책 표지

 

미국 게티센터에서 사온 고호 그림의 종이 책갈피를 꽂아두며 천천히 음미하며 읽음

 

책 내용

책 내용을 한 문장으로 줄여서 얘기하자면 평소 이다지쌤이 강의 중간중간에 하는 조언들을 총집합 해놓은 책이다.

내용 분류로 나누자면, 자신의 자서전 + 인생 조언 + 자기개발서를 합쳐놓은 거라 할 수 있다.

책은 총 6개 chapter로 이루어져 있고, 인용하고 싶은 구절이 너무 많지만 그 중 일부만 인용해보겠다.

 

Ch.1 모든 꽃이 봄에 피지는 않는다.

이다지 쌤은 초등학교 6년동안 부모가 빚 보증을 잘못 선 바람에, 반지하에서 가난하게 살며 돈 벌기 위해 나가있는 부모도 2주에 한 번밖에 못 보며 살았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때 스스로 결심을 했는데, '공부'로 성공하기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 성공이 아닌 '어떻게' 성공이라는 방법론적인 결심이고, 또 하나는 남이 시킨 것이 아닌 '스스로 선택'을 했다는 능동적인 자발적인 자세가 중요한 포인트다.

공부 한번 해보려고 유튜브에서 ‘쓴소리’, ‘동기부여’ 영상을 아무리 많이 찾아봐도 효과는 정말 영상을 보던 그때 뿐이었죠? 나를 모르는 누군가의 혹독한 쓴소리에, 혹은 따뜻한 응원의 말에 불끈 솟았던 공부 의욕은 아주 쉽게 꺼져요. 푸시시 하는 소리를 내면서요. 그리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마트폰에 빠져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을 거예요. (p.40)

 

그래서 이다지쌤은 스스로 성실하기 위해서는 '쓴소리'도 '단소리'도 소용없고, 그 motivation을 스스로 내부에서, 내재적 동기를 찾아야 된다고 한다. 당연한 내용 아니냐고?

물론 나도 평소 자기개발서를 엄청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저런 얘기를 하면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 했을 것이다. 근데 여기 팬심이 섞이면 저런 내용도 공감이 되면서 마음에 와닿는다.

 

Ch.2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면

좋아하는 일은 우연히 발견할 수는 없어요 (p.57)

선언적 지식(declarative knowledge)는 구글에서 찾을 수 있는 지식들이고, 몸소 체험해야 알 수 있는 노하우같은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는 구글에서 찾을 수 없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절차지식으로 찾아야한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느낀 점: 요즘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머 직업을 대체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

'검색'하지 말고 '사색'하세요 (p.67)

지금 젊은 세대는 ‘검색’을 통해 가장 안전하고 잘 알려진 길을 찾는 세대이다. 그러나 포털사이트에는 ‘타인이 짜놓은 바다’고 ‘나의 길’을 발견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느낀 점: 구글과 챗GPT로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서 과거보다 '답'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사색'이 그만큼 더 결여된 시대가 아닐까?

정적인 ‘사색’의 첫걸음은 기록에서부터 시작한다. 무엇이 좋고 싫은지 쓰는 것이다.

동적인 ‘사색’은 우왕좌왕 비용을 적극적으로 허락하는 데서 시작한다.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 이유 (p.88)

보통 이런 이야기 많이 하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네 맞아요. 직업에는 귀천이 없어요. 하지만 자신의 직업을 대하는 태도에는 귀천이 존재해요. (p.89)

 

장인정신으로 김밥을 만드는 사람과, 부모님이 하던 김밥 장사 물려받아 돈이나 벌어야지라고 하는 태도의 결과는 뻔하다 →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한다.

목표가 단거리라면, 목적은 마라톤이에요 (p.106)

목표는 성취하면 종료되는 ‘단일한 사건’이지만, 목적은 평생을 두고 좇아가야 하는 ‘방향성’이거든요.
목표가 ‘무엇을’에 대해 답을 다는 과정이라면, 목적은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는 과정입니다. (p.109)

 

목적은 가시성이 없고, 목표는 가시성이 있다. 학교에는 성적이 바로바로 나오지만, 직장에서 필요한 인내심과 참을성에는 가시성이 없다.

왜 5kg을 빼려고 하는 거에요? 아름답고 건강한 나를 만들기 위해서잖아요. ‘5kg 감량’이라는 목표만 가진 사람은 살을 빼도 허무하지만, 건강이나 자신감에 목적을 둔 사람은 허무해지지 않아요. 숫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몸과 자신감을 위해 건강한 음식을 먹고 운동했기 때문이에요. 정리하면 목표가 ‘필요의 단어’라면 목적은 ‘방향의 단어’입니다. 그러니 목표 너머에 있는 목적으로 시선을 멀리 잡아주세요. (p.110)

 

그러나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 output이 없어도, ‘이 과정으로 팀워크에 대한 무형자산을 얻었으니 얻고 싶은 목적을 하나 달성한거지’라고 생각하면 삶의 태도에 선한 영향력도 미치고, 평정심도 유지된다.

 

Ch.3. 공부를 '나의 운명'으로 만드는 순간

완벽주의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이에요 (p.152)

Chunk down해서 시작을 못하게 만드는 ‘시작의 적수’에는 완벽주의가 있다. 중심에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

 

완벽주의는 두 가지가 있다.

  1. 자신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높음 - 신경증적 완벽주의 (neurotic perfectionism)
  2. 타인이 자신에게 높은 기대를 가질 거라고 생각하는 완벽주의 - 사회부과적 완벽주의 (socially prescribed perfectionism)

두 가지는 그런데 보통 같이 온다.

'작은' 나도 '크게' 사랑하게 만드는 힘, 일기 (p.177)

바쁠수록 오히려 일기를 더 써야 합니다. …
지금은 ‘일만 하는 이다지’이지만 언젠가는 ‘일을 뺀 나머지 이다지’로도 살아야 합니다. 그때 되어서 나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빈약하면 쓸쓸할 것 같아요. … 그것이 여행이나 운동일 수 있는데 저에게는 그게 ‘일기 쓰기’에요. (p.182)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을 두고도 차별을 하고 있어요. … 말로는 자존감, 자존감 얘기하면서도 실제로는 내가 나를 차별하고 마음에 안 드는 나를 배척하는 식으로 ‘자존감의 평균’을 깎아 먹고 있더라고요. ‘큰 나’를 사랑하는 만큼 ‘작은 나’도 사랑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p.182)

 

Ch.5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

고독이 가면 꽃이 만개할 거에요

모든 꽃이 봄에 피지 않는다면 “그럼 제 꽃은 언제 만개할까요?”, “제 계절이 오기는 하는 건가요?”라며 조바심이 날 수 있어요. 여기에 대해 조언을 드리면요. 솔리튜드의 시간이 여러분 삶에 찾아오면 그땐 반갑게 맞이해주세요. 그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갈 때쯤 당신의 꽃이 만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독은 꽃잎을 활짝 피우게 만든느 중요한 선결 조건이거든요. (p.251)

 

Ch.6 내가 나를 지켜내는 법 - 셀프 오브젝트와 메타인지

더 많은 것을 일 깨워주는 '미움 수업'

누군가가 여러분을 미워해서 복수하고 싶어질 때가 있을 거예요. 이때 같이 달려들어 싸우면 안 돼요. 이건 지는 거예요. 괴테(Goethe)는 “가장 폭력적인 증오는 언제나 문화 수준이 낮은 곳에서 보게 될 것이다”라고 했어요. 어떤 문화 수준이냐고요. 이유없이 남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기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노력해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려 ‘형평성’을 맞춰가는 쪽을 선호해요. 이들이 사는 세계와 문화 수준이 선호하는 사람의 방식인 거죠. 굳이 수준 높은 당신이 그 사람 수준으로 내려갈 필요가 있을까요. 알아요. 막상 미움을 받으면 괴롭고 힘들다는 거. 미움이 미움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내 행동반경을 좁히고, 심장을 뛰게 한다는 것도. 그런데요. 미움을 받는 쪽보다 미움을 하는 쪽이 배 이상 힘이 들어요.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가 미움의 철학에 대해 이렇게 설파했어요.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이유는 자신 안에 들어앉아있는 그 무엇을 미워하는 것이다.’

단점이 그것 말고도 많았을 텐데 그분 눈에는 유독 그것만 보였을 거예요. 자신이 싫어하는 자기 안의 어떤 모습이 있는데 저를 통해 그것을 본 게 아닐까요. 결과적으로 그 분은 저를 미워한 게 아니라 저를 통해 자기 안의 미운 모습을 미워한 거예요. (p.322)

 

서평

위 인용한 부분 외에도 더 많은 인생에 대한 통찰이 많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 :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겠지만, 어떠한 직장과 마찬가지로 학원 강사도 남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회일텐데, 이런 사회에서 스타 강사가 된 여성 강사인 이다지 쌤이 다른 스타강사처럼 '나처럼 독해지세요'라는 쓴소리가 아닌, 왜 책의 첫 표지에 '사랑과 존경을 담아 - 이다지'로 쓰게 된 원동력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커피를 가루채로 씹어먹고 허벅지 꼬집으면서 공부하라는 모 스타강사와 대조되는 스타일이라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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